AKB48 - 오오고에다이아몬드

아이돌 클래식 2013. 8. 5. 23:37 Posted by e-rown




AKB48을 논하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곡. 완성도 높은 곡의 구성만큼이나 완성도 높은 팬들의 믹스가 좋아서 라이브를 굳이 찾아듣게 된다. 


AKB48의 곡들을 접하면서 느꼈던 점은 나 역시도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저렇게 떼거지로 나와서 노래를 대충 하고 그 인기에 기대서 싱글 씨디를 팔아먹는다고만 생각한다면 그건 반만 맞는 소리다. 무엇이든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려면 좀 자세히 보고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수명이 길지 않아선지, 그닥 깊은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보통은 일본 최고의 아이돌이라면 으레 한국보다 음악이 좋지 않을거라고 생각을 한다. 


아키모토 야스시라는 희대의 명작가, 현대의 제갈량이라 불리는 프로듀서가 늘 작사를 하고 수천곡의 데모씨디를 받아서 가장 시의 적절한 곡을 내놓는 이 시스템에서 곡의 퀄리티를 탓하기는 어렵다. 재밌게도 늘 곡이 처음 나왔을 때는 거의 모든 팬들이 안좋다고 불만을 표하지만 1~2년이 지나고도 그 곡들을 공연에서 계속 틀면서 이들이 세뇌 당하는건지 아니면 원체 오래 듣기 곡이 좋았던건지 모르지만, 모두들 수긍을 하게 된다. 물론 오오고에 다이아몬드처럼 처음부터 좋았던 곡도 있고.


종종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다고 한들 1인 결정 체제의 AKB48에서 팬들이 어떤 결정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영향이라도 미칠 수 있는 총선이라거나 리퀘스트 아워만되면 불타오르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진부한 립싱크 공연, 악수회로 팔아치우는 100만장의 싱글이라는 꾸준한 비난이 존재하지만, 실제 시장을 먹여살리고, 온갖 관련 산업을 지탱해주는데에는 이들의 인기가 바탕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생각보다 AKB48의 곡 중에는 좋은 곡이 많다. 정서적으로 안맞는다면 할말 없지만, 일본의 가요가 한국보다 아래에 놓였다고 생각하는 것도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해봐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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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죠시류를 굳이 1번으로 꼽는건 현재 활동중인 아이돌 팀들 중에 가장 혁신적인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넘어가기에 가장 적합한 팀이다. 아이돌 음악이란 이름을 붙이기조차 미안할만큼 탄탄한 작편곡가 라인업에 든든한 회사 에이벡스의 서포트를 받고 있어서 초반의 적자 기간에도 꾸준히 서포트를 받아왔다. 덕분에 현재는 무도관 정도는 가볍게 채우고, 도쿄 아이돌 페스티벌에서도 수퍼스타급의 멤버가 있는 팀들과 대등한 대접을 받는데다가, 사시하라 프로듀스 유비마츠리에도 참가할만큼 명성을 떨치고 있다.


동방신기의 일본진출 당시 이를 담당했던 매니저가 팀을 이끌어와서 친한국적 분위기도 가득한데, 팀의 구성도 탄탄한 두명의 보컬(아라이 히토미, 코니시 아야노)이 버티는 가운데 춤꾼(쇼지 메이), 비주얼 멤버(나카에 유리) 그리고 리더(야마베 미유)가 있다.



지금 꼽는것은 2013년 8월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나온 곡들로만 한다. 


1. おんなじキモチ 


도쿄죠시류를 이야기하면서 절대로 빼놓아서는 안될 곡이지만, 생각보다 부르기가 만만치가 않다. 심플한 내용과 쉬운 율동으로 도쿄죠시류라는 팀이 망하지 않도록 도와준 곡이라는 세간의 이야기조차 사실처럼 들리고, 어느 공연에 가도 마지막즈음되면 꼭 부르는 곡이다. 아이돌 클래식으로 죠시류의 단 한곡을 꼽으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온나지기모치가 될 것이다.


2. Rock You! 


평균 연령이 97년생인 이 팀이 행진곡같이 시작되는 인트로를 지나 와와기타가 풍성히 울려퍼지는 곡에서 강한 이미지를 그린다고 한들 잘 그려질까? 가사는 다소 비장하기 그지없지만, 문제는 너무 맑고도 청량한 아라이 히토미의 보컬이었다. 그만큼 귀엽고 발랄한 모습의 무대에 빠져들 뿐이다. 


3. キラリ☆ 


도쿄죠시류의 첫 싱글. 몇년이 지난 지금에도 손에 꼽는 명곡이라 불릴만큼 데뷔당시의 그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평이 자자하기도 하고, 후에 색이 다소 변화한게 불만인 아이돌팬들은 도쿄죠시류의 최고의 시절이 3천장도 못팔던 이때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데뷔당시 가장 어린 아라이 히토미는 불과 초6이었다.


4. 鼓動の秘密 


처음 도쿄죠시류를 접한건 그들의 1집 앨범이었다. 제일 충격이었던건 인트로후에 나오던 이 노래 고동의 기적이었다. 아이돌이 이런 노래를 하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만큼 능숙하게 흐르던 리듬다이, 그리고 소스들간에 유기적으로 맞물려 나오는 노래는 이미 퀄리티부터 안드로메다였다. 깔끔한 편곡은 물론이고, 이런 곡이라면 누가 불러도 좋을만큼 좋다는 생각이었다. 이후 Liar라거나 Limited Addiction 같은 Funk를 바탕으로 한 곡들이 도쿄죠시류의 색에 섞여들어가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 두 곡이 실린 2집은 가장 Funk 색이 진한 앨범이다.


5. 追憶


웬지 발라드도 한곡은 꼽아줘야 할 것 같아서 꼽았다. 죠시류의 메인보컬이자 얼굴마담이자 가장 진하게 색을 드러내는 보컬은 당연히 아라이 히토미지만, 이런 발라드에서는 감정이입이 능숙한 코니시 아야노의 목소리다 한껏 더 빛을 발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 멤버들의 보컬이 그 나이대의 다른 보컬들과 별반 다를바 없이 그저 부르는 수준에 그쳐서 되려 코니시의 솔로곡이길 바라게 된다는 점 정도다.


6. ふたりきり


정제된 기타 리프, 화려한 애드립에 흐르는 맑은 아라이 히토미의 음색부터 기분좋게 흘러나오는 곡이다. 1집에서 3집으로 넘어오는 몇년사이 부쩍 성장한 쇼지 메이의 보컬도 주목할만한 점이지만 라이브 무대에서 그 복잡한 멤버 분할을 하나 놓치지 않고 깔끔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만족도가 커지는 곡이다. 도쿄죠시류에 한번 발을 들인 팬들이 잘 안빠져나가는 것은 대부분 음악적 완성도에 심취한 팬들이며, 특히나 라이브에 갔다오면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가수로서 좋아하게 되서 돌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이돌 공연장같지 않게 음악을 했던 어른들을 심심치않게 만날 수 있다.


7. Bad Flower


Funk적인 색뿐 아니라 빠르게 전개되는 락 사운드에서도 히토미의 청아한 보이스와 아야노의 진지한 보컬이 한데 어울리는데는 무리가 없다. 이 곡이 나올 쯤엔 다른 멤버들의 보컬도 꽤 많이 정제가 되어서 자기 색을 다 가지게 되어서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가운데, 아라이의 보컬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팔색조마냥 어떤 곡을 던져줘도 자기 색으로 소화를 무한히 해버리기 시작한다. 


8. 大切な言葉


개인적으로 도쿄죠시류 곡을 꼽으라면 절대 빼놓지 않을만큼 좋아하는 곡이다. 리드미컬한 보컬, 쭉쭉 나와주는 톤이 잘 잡힌 드럼소리, 귀여운 보이스 어우러지면서 포인트 포인트 잡아주는 현악세션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듣는 고백처럼 마음을 씻어내려간다. 


9. Attack Hyper Beat POP


꽤 과격한 춤을 추면서도 목소리가 하나 흔들림 없다는 점에서 도쿄죠시류를 높이 사는 팬들이 많은데, 특히나 이 곡에서 쉴새없이 뛰어다니면서도 보컬에 전혀 문제가 없이 흐르는걸 보면 한층 더 감탄하게 된다. 에이벡스 아이돌의 특징인지 모르지만, 도쿄죠시류역시 꽤 얇은 선과 괜찮은 비율을 가진 멤버들로 이루어진 팀이고, 평균 신장도 그다지 크지 않은데 어디서 힘이 나와서 이런 곡을 소화해내는지 모르겠다. 1시간이 넘는 공연도 너끈히 소화해내는거보면 참 체력이 남다른것도 같다.


10. Overnight Sensation


도쿄죠시류는 태생부터가 SweetS가 망하고 나온 팀이라 그들의 곡을 리메이크한게 많다. 그리고 이 곡은 TRF의 트리뷰트 앨범에 실린 리메이크곡이다. TRF 만큼 섹시하게 부르진 못했지만, 도쿄죠시류색을 잔뜩 뭍혀서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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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죠시류라는 팀은 파고 들어갈수록 빠져드는 맛이 있는 팀이다. 그 이상의 설명은 말로하기에는 너무 벅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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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클래식

아이돌 클래식 2013. 8. 4. 09:57 Posted by e-rown

어릴적 하이텔에 맹렬한 기색으로 당시 잘나가던 아이돌을 아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본질을 토론하려고 한적이 있다. 그게 벌써 십수년전이다보니 당시에 무엇때문에 그랬지는 이유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버렸고 지금에 와서는 그 얼마나 무의미한 일이었는지 싶다.


그 후로 몇년이 지나고서 줒대없는 나는 아이돌에 빠져버렸다. 그 중간에 어떤 음악적 색채가 있어왔지만, 그런 집착적 음악관을 거쳐온 결론은 아이돌이었다. 


시작은 소녀시대와 카라로 대변되는 국내 아이돌 팀들. 애프터스쿨, 레인보우, 시크릿 등을 거치고 열도로 넘어가 NMB48로 시작해 AKB48로 입성하여 리얼 아이돌 오타의 길로 접어들었다. 음악을 아주 깊게 심취하여 즐기는 못된 버릇은 여기서도 못고치고 아이돌을 깊게 심취하여 몇번은 일본에 간김에 간다는 허울좋은 핑계하에 그들을 만나고 오기까지 했다.


일본이야 아이돌 가수의 역사가 길다보니 최근에는 덜하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아이돌음악의 저평가가 심하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뉴스를 통해 "후크송"이 음악성이 없다느니 하는 소리를 들으며 여론을 통해 뭔짓을 하려고 저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지 그 의도를 궁금해한적도 없지 않다. 코드의 반복이라거나 일정 멜로디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고 음악성이 없다고 말한다면, 대중음악사의 살을 도려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봐도 걸출한 싱어송 라이터가 괜찮은 외모를 가진데 대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게 그들의 무기가 되었음은 부정할 수도 없다. 어릴적에 박정현의 1집 CD를 수백번 돌리며 tv에 나온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반했고, 어느 공연장에선가 맑은 오오라를 내며 노래를 부르던 루싸이트 토끼의 보컬 조예진에 반해서 그들의 CD를 구입했었다. 그리고 민트 페스티벌에 피아노 치며 노래부르던 수수하고 명랑한 옥상달빛의 김윤주가 좋아 그들의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했다. 백년이 지나도 칭송받을거라는 비틀즈도 시작이 아이돌이었고, 전설이 되가는 많은 가수들에게서는 아이돌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는 허다하게 많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이돌 클래식. 


아이돌의 음악이라면 보통 10년을 못넘기고 잊혀지는 수가 많고, 보통 과거를 회상하는 이들은 아이돌 음악을 말하기 쪽팔려 폼나는 가수의 음악을 말하는게 정설이니. 특히나 남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대주제가 하나 생겨버리면 그 후로는 할일이 많아진다. 자잘하게 나눠서 무엇을 어떻게 글을 써내려갈지 곰곰히 정리해야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 마저도 그냥 쉽게쉽게 해버릴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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