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클래식

아이돌 클래식 2013. 8. 4. 09:57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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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하이텔에 맹렬한 기색으로 당시 잘나가던 아이돌을 아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본질을 토론하려고 한적이 있다. 그게 벌써 십수년전이다보니 당시에 무엇때문에 그랬지는 이유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버렸고 지금에 와서는 그 얼마나 무의미한 일이었는지 싶다.


그 후로 몇년이 지나고서 줒대없는 나는 아이돌에 빠져버렸다. 그 중간에 어떤 음악적 색채가 있어왔지만, 그런 집착적 음악관을 거쳐온 결론은 아이돌이었다. 


시작은 소녀시대와 카라로 대변되는 국내 아이돌 팀들. 애프터스쿨, 레인보우, 시크릿 등을 거치고 열도로 넘어가 NMB48로 시작해 AKB48로 입성하여 리얼 아이돌 오타의 길로 접어들었다. 음악을 아주 깊게 심취하여 즐기는 못된 버릇은 여기서도 못고치고 아이돌을 깊게 심취하여 몇번은 일본에 간김에 간다는 허울좋은 핑계하에 그들을 만나고 오기까지 했다.


일본이야 아이돌 가수의 역사가 길다보니 최근에는 덜하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아이돌음악의 저평가가 심하다고 생각한다. 한동안 뉴스를 통해 "후크송"이 음악성이 없다느니 하는 소리를 들으며 여론을 통해 뭔짓을 하려고 저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지 그 의도를 궁금해한적도 없지 않다. 코드의 반복이라거나 일정 멜로디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고 음악성이 없다고 말한다면, 대중음악사의 살을 도려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봐도 걸출한 싱어송 라이터가 괜찮은 외모를 가진데 대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게 그들의 무기가 되었음은 부정할 수도 없다. 어릴적에 박정현의 1집 CD를 수백번 돌리며 tv에 나온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반했고, 어느 공연장에선가 맑은 오오라를 내며 노래를 부르던 루싸이트 토끼의 보컬 조예진에 반해서 그들의 CD를 구입했었다. 그리고 민트 페스티벌에 피아노 치며 노래부르던 수수하고 명랑한 옥상달빛의 김윤주가 좋아 그들의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했다. 백년이 지나도 칭송받을거라는 비틀즈도 시작이 아이돌이었고, 전설이 되가는 많은 가수들에게서는 아이돌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는 허다하게 많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이돌 클래식. 


아이돌의 음악이라면 보통 10년을 못넘기고 잊혀지는 수가 많고, 보통 과거를 회상하는 이들은 아이돌 음악을 말하기 쪽팔려 폼나는 가수의 음악을 말하는게 정설이니. 특히나 남자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대주제가 하나 생겨버리면 그 후로는 할일이 많아진다. 자잘하게 나눠서 무엇을 어떻게 글을 써내려갈지 곰곰히 정리해야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 마저도 그냥 쉽게쉽게 해버릴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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