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즈음에 머릿수가 꽤 많은 걸 그룹이 하나 나온다는 소식은 이미 접했지만 그때까지도 그다지 아이돌에는 호감이란게 없었던 시절이었다. 또 똑같은 그룹 하나 만들어서 돈좀 만지려고 하나보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 있었지만, 그 와중에 봤던 이 무대가 그 생각을 그대로 부셔버리며, 핑클 이후 다시금 아이돌 음악을 듣게 했다. 물론 퀄리티는 대폭 상승된.
소녀시대를 기점으로 아이돌 음악을 다시 생각하게 될 만큼 결정타였던 무대였던건, 남자 아이돌 음악은 듣질 않았기때문...
다른 글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소녀시대의 1집 앨범은 알차고 구성도 다부진데다가 편향성 없는 작곡가 라인업에 다양한 장르를 색색으로 소화시킨 21시게 최고의 여자 아이돌 명반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한다. 이 무대를 보고, 또 보고서 앨범에 없던게 아쉬웠는데 리패키지에 포함시켜 나온걸 보면 팬들의 니즈를 정확히 판단했던것같다.
보통은 구성이 잘 짜인 앨범이라면 좀 흠이될만한 곡 한두개가 그 속에 뭍혀서 괜찮게 뽑히게마련이거나, 전 곡이 좋은 앨범이라면 각 곡의 퀄리티와 분위기때문에 서로 이어짐이 불편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수작, 혹은 명반이란 이름을 붙이건만, 소녀시대의 1집은 이런 옥의 티조차 용납하지 않는 클래식급 앨범이었다고 본다.
무대를 보면 긴장한 기색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센터를 번갈아 서는데도 포지션을 잡는 것이나 춤의 디테일에서도 약간의 틈이 없다. 그리고 이 무대에서 눈여겨 보는 부분이 세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브릿지가 끝나고 서현이 뒤에서부터 박자에 맞춰 딱딱딱 달려나오는 부분, 그리고 효연과 유리, 윤아의 댄스파트, 마지막 부분의 마무리 안무 부분이다.
얼마나 연습을 독하게 했는지 짐작케하는지 이 무대는 6년이 지난 지금봐도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원 버전은 다소 미니멀한 비트 위에서 신나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냈는데 개인적으론 좀 허전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물론 무대를 보면 그 허전함을 꽉찬 무대와 안무로 채우고는 있지만 노래만 듣고 있으면 뭔가 더 들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리믹스 곡에서 그 이상을 채워버리고, 라이브를 포기하면서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꼭 라이브를 해야한다는 고정관념도 이럴땐 필요 없어진다. 노래만 듣고싶다면 그냥 음원만 듣거나 해버리면 마음 편하다. 왜냐면 레코딩된 버전이야말로 기계로 수정까지 해가면서 그 멤버로 그 노래를 최대한 뽑아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대를 본다면 어느정도 눈요기가 되어야지, 그렇지 않다면 굳이 눈을 통해서 음악을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다시 말하지만 언제부터 아이돌을 가수의 잣대로 평가했는지 되새겨볼법도 하다.)
너무 여기저기서 말도 안되는 비난을 먹었던지 소녀시대는 라이브도 완성도있게 하는 독한 팀으로 데뷔를 했다. 1집인데도 불구하고 리드보컬 둘은 거의 완성형으로 나와버리고 그 뒤에 서브들이나 댄스가 주인 멤버들조차도 큰 에러없이 무대를 소화해냈다. 저들에게 얼마를 투자했는지, 또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고생하고 데뷔를 했는지 가늠이 안갈 정도다.
그러다보니 이후에 소녀시대의 메가히트곡이 나오긴했지만, 이런 시작때문에 그들의 역량에 대해서는 그다지 놀라지 않게 됐었다. 도리어 더 성장할게 있을까 했는데 차츰 변화가 있긴했고, 서서히 멀어졌다는 슬픈 전설만이 남았다. 더 다양한 작곡가들로부터 더 다양한 음악들을 받았으면 어떨지 조금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SM이라면 국내 최고의 회사이니만큼, 웬만한 좋은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을 것이지만, 지금은 개별활동에 바빠서 그룹 활동은 좀체 소식이 없다. 사실 요즘 활동 소식이 들린다해도 관심이 딴데 너무 쏠려있는 바람에 챙겨 들을지도 의문이긴하지만.
'아이돌 클래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ick8f - One Day In Summer (0) | 2013.09.17 |
---|---|
NMB48 - 星空のキャラバン (0) | 2013.09.11 |
SKE48 - 青空片想い (0) | 2013.08.29 |
Take That - Back For Good (0) | 2013.08.29 |
Spice Girls - Wannabe (0) | 2013.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