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노래들을 꾸준히 나오는대로 모니터링하는 선구자들이 있다. 그들로부터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던 그룹이 비스(BiS)였다. 물론 나처럼 비주얼을 우선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디가 매력 포인트인지 알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들의 첫 앨범 iDol is dead를 들어보고선, 음악적인 면을 잘 다진건 알겠다만 어디가 세일즈 포인트였을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그래. 아이돌적인 발랄하고 활기찬 분위기보다 음울하고 다소 하드한 락 사운드. 여기에 조금 더 실험적인 사운드를 발현한 앨범 자체는 아이돌 음악이라기보다 그냥 일반적인 밴드의 음악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었다고 치자. 그런데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굳혀가던 와중에 도쿄 아이돌 페스티벌 2013의 앵콜 무대에서 보여준 비스의 공연은 생각을 훌쩍 뛰어넘어 나의 그런 생각을 마구 짓밟아 뭉개버리고 있었다. 하드락이나 메탈에서 헤드뱅잉, 힙합에서는 라임을 외쳐주는 팬들과의 일체감은 일본(과 한국의) 아이돌 문화에서는 하나된 사자후와 가벼운 안무 따라하기로 대응된다.
이런 안무 따라하기가 물건너온 가장 결정적인 곡이라면 카라의 Pretty Girl이었을 것이다. SBS의 Pretty Girl 공개방송때 수많은 아저씨 팬들이 카라 춤의 팔 동작을 따라하는걸 보고 한번 놀란적이 있었는데, AKB48과 모모크로의 공연 실황을 보고부터는 그정도는 그다지 놀랄게 아니라는걸 알게 돼었고, 최근에 와서는 꽤나 일반적인 모습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 nerve라는 곡에서 저 미칠듯한 후렴구 춤사위는 보는 사람마저도 '쟤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저 무리속에 있으면 참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심기에 충분했다. 두 손을 마주 잡아 들어올리는 저 하나된 관객들의 모습이 무대에 미쳐서 날뛰는 이들의 열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해보이지 않는가?
절대 술취한 무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환각속에 빠져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점잖빼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즐겁게 사는것 같아 보여, 이 영상을 참 좋아한다.
음악이란게 꼭 엄청나게 소리 높여 다른 사람이 못따라 잡을정도로 불러야 좋은것도 아니고, 무작정 빠르다거나 답없이 격하다고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건 아닐 것이다. 포인트가 있고, 요소요소를 잡아가는 핵심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이런 사람이 늘어날 수록 좋아하는 사람을 더 늘려가는 전염성이 비축된다.
BiS의 다른 음악은 그다지 듣지 않지만, 어느날 공연을 볼 기회가 된다면 꼭 nerve의 저 무리속에는 섞여보고 싶을만큼 이 노래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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