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B48을 단순한 떼창 그룹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워낙에 48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떼창이 강하다보니 이제는 지방 자매그룹만 3팀에 다 합치면 200명이 넘는 거대 그룹이자 아키하바라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일본에서 하루를 지내며 그들을 안보고 지내기란 불가능할만큼 미디어를 지배하는 팀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일본에 하루라도 다녀온 사람이라면 쉽게 알만한 일이다.
일본 아이돌에 대한 가장 큰 오해중 하나가 그들의 팬들'만' 그들을 알고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라는 편견인데, 그렇게 미친듯이 티비에 등장하고, 홍백가합전까지 나오는 마당에 적어도 주요 멤버 몇명 정도는 일반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밖에 없다. 모모이로 클로버Z도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다는 몰라도 괴도소녀 정도의 대표곡은 한번쯤 안들어봤을 수가 없고, AKB48의 멤버들 하나하나는 몰라도 잡지에 나오는 시노다 마리코나 코지마 하루나, 쇼프로에 등장하는 사시하라 리노 정도의 이름은 모를수가 없다.
AKB48과 그 자매그룹, 범 48그룹이라고 불리는 이들에게서 좋은 곡이 꽤 있다는 사실도 타에 의해서 부정되긴하지만, 아키모토 야스시라는 거대한 카리스마와 인기가 높아질수록 많은 작곡가들이 데모를 보내온다는 점, 그리고 총 프로듀서의 곡 고르는 눈썰미가 제법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볼만하다.
소녀시대 1집을 예로 또 들고 싶은데, 소녀시대 1집이야말로 외부 작곡가에게서 좋은 곡을 제대로 선곡하고, 내부 작곡가의 곡 중에서도 엄선된 곡들로만 추려만든 한국의 아이돌 명반 1순위이기 때문이다. SM의 이름값으로 수집한 데모씨디들에서 좋은 곡을 추려 만들었다는 점에서 AKB48의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사함을 찾아볼 수 있는데, 다른점이라면, AKB48에는 총 프로듀서가 일본에서도 손에 꼽는 작사가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몇곡을 제외하고는 AKB48 및 유닛들의 곡을 모두 작사한 사람인데 다작속에 명작이 꾸준히 나오는걸 보면 이것도 타고 나야하는 재능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팀 서프라이즈는 기간한정으로 파칭코 홍보용 유닛이었는데, 이런 이유로 좋은 곡이 많았다. 왜 이런 이유가 붙는가하면, 일본에서 파칭코는 가장 이윤이 큰 산업이며, 이것을 홍보하며 꽤 크게 스폰을 받아냈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싼 제품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싸구려보다는 좋을 가능성은 더 큰게 맞고, 큰돈이 들어온 프로젝트에는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는게 당연하다. 홍보는 용두사미로 끝났지만, 첫 곡이었던 중력심퍼시는 AKB48의 곡들 중에서도 손에 꼽게 좋은 곡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 노래 そのままで(소노마마데)는 인상이 그렇게 강렬하게 남지 않았던 곡이다. 하지만, 내가 제일 꽃힌 부분이 있었다. 미디움 템포의 알앤비 발라드. AKB48의 타이틀곡은 당연히 대부분이 댄스곡이고 발라드가 일부 있다. (이 흐름을 깬게 이번 싱글인 코이스루포춘쿠키다.) 특히나 리듬다이 중심으로 흐르는 곡은 Dear My Teacher가 유일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런 연유로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곡 중 하나이다. 날카로운 이타노 토모미의 목소리와 울림이 좋은 요코야마 유이의 목소리로 큰 흐름을 만들어간다면, 타카죠 아키가 차분하게 정리한다. 대놓고 립싱크를 자주하는 팀인지라 보컬 레슨도 없다고 하는 AKB48이지만, 그래도 노래 쫌 하는 타카죠 아키가 있고, 음색이 좋은 두 멤버가 있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별 유닛 곡들이고 꽤 중요한 스폰서(쿄라쿠: 파칭코 기계 제작사)가 붙어서 그런지 야스시 가사도 평소보다도 엄청나게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천재가 공을 들였으니...
이미지라는건 한번 박히면 제대로 알아볼때까지는 그냥 키보드 워리어들의 나부림에 이리저리 휘둘릴수밖에 없다. 처음 AKB는 아키하바라의 일부만의 문화였고, 시대가 바뀌어 현재는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팀이 되었다. 현재의 패러다임은 누가 뭐래도 그들의 것이 되었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는 이들의 시선이 바뀌지 않은건 스스로 바꾸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아니면 그냥 클릭질 한번 더 먹고 싶어하는 기레기들이 자극적이고 검증없는 기사만 쏟아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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