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를 역산해본다.

매일매일 잡설 2015. 4. 6. 00:55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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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기 2주전쯤 운동기구를 주문해다가 열흘 정도 가볍게 하고 있다가 갔다와서 급 운동량을늘려 무게를 줄여가고 있다. 근 1년동안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여러가지 계기가 생겨 한번에 몰아서 하는셈치고 운동을 조금은 많이 한다고 느낄만큼 하고 있다. 그래봐야 1개의 운동기구에서 하는 한가지 운동. 귀국후 꼭 일주일이 되가고 있고, 하루에 거의 1킬로씩 까고 있다. (6일간 5키로..) 역으로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이 먹고 있었던가 생각해보게 되는 중이다. 이 기세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문제가 되겠지. 


살을 빼는것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는것도 그렇다. 세상에 나온 모든 이론은 기본적으로 실험 혹은 실전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거쳐서 다듬어지거나 수정되거나 아예 부정되어져버리는 과정이 지나고서야 이론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다. 하지만 사회과학 분야, 즉 인간세계에선 이 이론은 그 상황에서나 맞는거지 다른 상황에서는 안맞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객체는 'A하면 B하게 된다'는 프로세스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과학이란 말에서 '과학'이란 단어는 삭제해버려야된다고 생각할 정도다.


뭐가 안되면 '공부를 하라'는 말을 들을지 모르지만, 세상은 공부한다고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문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오랜 기간 쌓아온 노련함, 혹은 순발력이 해결해왔지 어느 학자가 세운 위대한 이론에 의해 해결되온게 아니다. 게다가 그런 특별함으로 해결된 문제를 보고도 사람들은 이론을 세워 그게 맞다고 우긴다. 그건 배울 수 있는게 아니라는 점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앞에서부터 생각해볼게 아니라 뒤에서 부터 추적해봐야한다. 


'라이투미'라는 드라마를 무척 좋아한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바디 랭기지다. 앨런 피즈&바바라 피즈라는 부부 심리학자들은 바디 랭기지를 주제로 많은 책을 썼고, 이들의 팬을 자처하던 때에 여러 책과 영상을 찾아봤다. 분명히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다만 이를 읽기 위해 고려해야할 컨텍스트가 너무 많았다. 하나의 지적점을 이야기하면 거기에 동반되는 예외 상황, 때론 보는 입장에서 알수 없는 컨텍스트들이 불현듯 튀어나온다. 인간이란 어리석어서 그런 상황을 100% 읽을 재주는 없다. 책에서 말하진 않은 부분이 너무 큰것이다.


작은 단서를 가지고 큰 결론을 이끌어낸다는건 듣기엔 멋있어보인다. 


'저런걸 보다니!'하며 놀라워할수도 있고.


다만 그건 드라마에나 나오는 일이란걸 생각해야한다. 작은 행동은 작은 이유로, 큰 행동은 큰 이유로 나오는게 인간이다. 인간이 그렇게 전지전능하다면 잡다한 고민으로 인생을 허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멍청하다고 전제하면 아주 간단하게 설명될 것을.


스무살이 넘어갈때쯤, 쟤는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친구 관계에서나 연인관계에서나 수도 없이 일어났지만, 대부분은 '이유 없음'으로 판명났고 이런 결론을 끝없이 부딪친 후에야 그냥그냥 지나가게 된다. 소심하고 겁많은 사람들은 상대의 작은 행동에서도 무슨 커다란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별거 없다. 


사람의 행동의 뒷편에는 그 사람이 가진 큰 베이스가 있고 여기서 모든 행동이 결정될뿐, 상황에 따라 나오는 자잘한 행동에 그런 철학이 담겨올리가 없다. 세계는 거대한 단체가 움직인다 생각하는 망상론자들, 우리보다 큰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론자들,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뒤에서 무언가 조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론자들을 상대하면 피곤한 이유다. 여기에 더해 이런 망상에 휩쓸려 다니는 사람들까지, 인생을 피곤하게 사는 사람들은 상대할수록 피곤해지기 때문에 지긋이 상대하지 않는 위치에 자리잡고 내인생을 편하게 사는게 좋다.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건 좋다. '이런저런 음모론이 있었다'고 말하는것과 '나는 그것을 믿고 있다'라고 말하는것은 다르다. 전자는 즐겁게 이야기할 상대가 되겠지만, 후자는 풍문이나 믿는 멍청이, 내지는 나이먹고 철들길 거부하는 애어른 정도로 치부하게되어 상대하지 않을것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며 지혜로워진다는 말은 그래서 거짓말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본성만 더 튀어나와 지혜로운 사람은 더 지혜롭게, 멍청한 사람은 한없는 멍청이로 추락하게 된다. 빈부 격차라는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저놈에 지능이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돈이 돈을 번다는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다. 멍청이들이 그렇게 한없이 멍청해지다보니 제자리를 지키기도 벅차다. 반면에 본능적으로 발전하는 사람들은 끝도없이 치고 올라간다.


어릴적엔 그 차이가 미미해서 눈에 안보였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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