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가진 되게 못된 버릇 중에 타인의 상황에 나를 대입하는 짓거리가 있다.
'내가 저놈이었으면 나도 할 수 있었어.'
꿈을 꾸는거야 좋지만 타인을 낮추려고 이런 미개한 발상을 하는것도 돌아보면 참 못된 짓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남에 비춰 자신의 포지션을 찾는 것까지야 그렇다 치자. 그건 모든 동물이 하는 짓이니까. 그런데 인간이 만든 사회를 틀을 잡아 그러는건 좀 너무하다 싶다.
악수회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환상에 젖어있는걸 흔히 본다.
- 저 사람이 1년동안 다녀서 인지 받았으니 나도 하면 될거야.
: 미안하다. 안그렇다. 1년동안 다니면서 했던 노력은 안보이냐
- 저 사람이 이렇게 이렇게 해서 웃겼으니 나도 하면 될거야
: 아니다. 이미 한거 말고 다른걸 개발해라.
- 저 사람이 몇만엔 쓰고 했으니까 나도 하면 될거야
: 돈에 더해서 거기 들인 정성까지 봐라.
무슨 일이든 단순화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결론에 원인을 한두개로 잡고싶어한다. 그럴리 없는데.
인간은 로봇도 아니고 공식에 맞는 행동양식을 넣으면 답을 내주는 기계도 아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 답변의 폭은 무한으로 넓다.
A를 하면 B로 돌아온다는 환상이야말로 사회과학이라거나 심리학이라거나 하는 등의 학문(인척하는 것들)이 심어놓은 것들 중 가장 안좋은 것이다. 대체 이게 사주나 관상과 다른게 뭔가 싶다. 차라리 점성술은 일관되게 우기니까 맞는것 틀리는것 구분이라도 하지.
함부로 자신을 남의 삶에 대입해서 정체성을 잃어가면서까지 타인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은 그다지 가까이할 타입의 사람이 아니다.
- 저 사람이 아니었어도 저 회사는 잘됐을거야.
- 내가 했어도 저정도는 이룰 수 있었어.
이정도는 엄청나게 나오는 말들이다. 대사를 앞둔 결단을 위해 판단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고통을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이런말을 하곤한다. 이런 소리를 쉽게 하는 것만 봐도 절대로 저런 일을 이뤘을만한 그릇은 안되는 사람이다.
- 내가 저 남자(여자)를 먼저 만났으면 나랑 만났을거야.
질투심에 불타는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하지만, 감정의 흐름이야말로 절대로 인간적인 것이어서 그럴리가 없다. 인간의 매력이 발산되는 과정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그렇게 말로 쉽게 설명되는게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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