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뮤즈의 아이돌 키우기

매일매일 잡설 2014. 2. 22. 23:32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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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학원 이야기다.

 

확실히 어느정도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회사는 뭘 해도 여유로움이 있다. 아뮤즈라는 거대한 울타리가 존재하는 한 이 팀 출신들은 로얄로드를 걸어갈 것이 확실해보인다.

 

지난 싱글 '간바레', 개인적으로 노래가 너무 망조라서 망할줄 알았더니 판매량이 만장을 넘겼다. 싱글 홍보에 열을 올린건 아니지만 방송도 여기저기 나왔고, 때 맞춰 홍보를 잘 했었는데 느닷없이 이번 싱글 '점프 업 ~ 작은 용기 ~' 로 넘어오면서 싱글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말이 좋아 반토막이지 그 이상이다. 그런데 별다른 반응이나 조급함이 안보인다.

 

이거야 말로 아뮤즈의 여유라고 생각됐다. 애초에 사쿠라학원의 모토가 '성장기 한정 유닛'이다. 즉, 여기가 시작점이라는 이야기지, 이곳에서 끝을 보겠다는 생각이 아닌것이다. 다른 아이돌팀이라면 만장을 넘긴 것으로 흥분하고 거기서 더 나갈 욕심을 부리면서 다음 싱글에 홍보를 열을 올렸을 것인데, 아뮤즈는 굉장히 냉정하게 '이상 과열'을 알아봤다.

 

대중 문화의 세계에선 언제나 거품이 끼게 마련이고, 그 인기의 거품을 이용해서 크게 돈을 버는 방식이 언제나 유효하다고 생각한 나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대체 왜? 라는 물음이 오면서 아뮤즈의 침착함에 혀를 내둘렀다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다.

 

베이비 메탈의 인기 폭발과 함께 베이비 메탈의 원 소속 팀이었던 사쿠라학원도 주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아이돌 팀으로서 작년 TIF에서 한 팀이 전체로서 출연하고, 유닛으로서도 개별로 출연하는 등 많은 무대를 차지했던 일도 있었다. 이런 과열이 지속되는 경우 이른 졸업 후 멤버들의 개별 활동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 같다.

 

베이비 메탈은 이상 과열이 나와도 괜찮고 거품이 들어서도 상관이 없다. 그것은 나카모토 스즈카 중심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졸업생들은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고 자기 위치를 잡아가고 있고, 여기서 터지는 것들은 상관 없다. 하지만 사쿠라학원 레벨에서부터 터지면 그건 여러모로 머리가 아프다.

 

다른 아이돌팀들의 예시를 보고서, 아뮤즈는 침착하게도 이 거품을 제거해내려고 했다. AKB에 소속되어 있던 아이돌 멤버들은 팀을 나가고서 싱글 판매량이 줄곧 하락곡선을 그렸다. 톱 멤버였건 아니건, 이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다시 올라가려면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데 그건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더 힘든 과정을 수반한다.

 

구조적인 차이다. AKB48은 멤버들이 제각기 다른 소속이고, 총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는 졸업하는 순간 그 멤버에 대해서 손을 완전히 놓는다. 말로는 '그들이 미래를 위해 이 과정을 밟고 올라섰으면 좋겠다.'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밟고서는 아직 넘어선 멤버는 없다.

 

반면에 사쿠라학원은 전원이 아뮤즈 소속이다. 아뮤즈는 일본에서도 손에 꼽는 기획사고 방송 권력도 어느정도 가지고 있고, 인기 탤런트나 아티스트들도 다수 소속되어 있다. 즉, 마음먹고 밀어주면 어느 레벨까지 올려줄 수 있는 회사다. 그러니 미리 한번 크게 알려져버려서 쓸데없는 성장통을 거치지 말자는 생각에서 이번 싱글에선 소위 '초심'을 이야기하며 판매량 하락을 받아들인 것이다.

 

판매량이 하락할 것을 알고도 그렇게 했다는 것은,

멤버들에게 있어서 '사쿠라학원이 시작점'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과

회사에게 있어서 '이것은 수익을 위한 아이돌이 아니다'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

 

한번쯤 터트려도 될것 같은데, 그렇게 가자니 지금까지 졸업한 멤버들이 생각보다 너무들 잘해내고 있기에 개개인을 위해서 이런 결정이 내려진것 같다. 아뮤즈의 배짱이라거나 자신감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전략에 대해서도 감탄이 나오지만, 사실 싱글 자체에서도 꽤 웰메이드다. 매 싱글마다(간바레 빼고) 곡에 대해서만큼은 이들의 비주얼 만큼이나 제대로 뽑아내왔고, 졸업하는 4인의 곡으로 선택한 데이드림 빌리버도 좋아서 찾아보니 원곡이 몽키스;;

 

 

 

그리고 찾은 보이존의 리메이크 버전.

 

 

忌野清志郎 의 번안곡 버전.

 

아마 이것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지금부터 기대하는건 올해 졸업하는 네명의 개별 활동이다. 사쿠라학원을 거쳐간 멤버들은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아뮤즈의 로얄로드를 걷고 있다. 탤런트로는 미요시 아야카, 모델로는 마츠이 아이리, 가수로는 나카모토 스즈카와 무토 아야미. 그래서 올해 졸업하는 멤버들, 넷 모두가 기대중이다. 전천후로 재능을 가진 이이다 라우라나 스기사키 네네에 기대하는바가 크지만, 사토 히나타나 호리우치 마리나도 터트릴만한 한방이 있어서 언제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몇년 후에.

 

지난 졸업생들은 사실 사쿠라학원에서 보낸 시간이 1년 혹은 2년 단위였지만, 지금부터 배출되는 졸업생들이야말로 3년 이상 시간을 보낸 졸업자들이니 회사 입장에선 따라 졸업하는 멤버들을 위해 더 신경을 써줄것만 같다. 사실 앞에 졸업한 4명은 사쿠라학원 들어오기 전부터 완성형이었다. 이건 설명할 필요도 없을듯.

 

그나저나 요새 바빠서 드라마가 밀렸다. 로스트데이즈 밀린거 봐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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