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적인 경우만 보였다.

매일매일 잡설 2014. 2. 7. 23:50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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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게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 남은게 강한것이다.'

 

이 표현만큼 선별적인 샘플에 대해서 잘 표현해주는 말은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보는 사람들은 멀건 가깝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시적으로(혹은 꽤나 길게) 강했던 객체들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런 (어떤 식으로건) '강한' 객체들을 보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쉽게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는 죽기보다 힘들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예 불가능하거나.

 

본받거나 따라해서 그것을 동일하게 이루기 위해서는 100명이 했을때, 혹은 한 사람이 100번을 반복해서 했을때 모두 동일한 결과가 나올때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건 정말로 물리나 화학 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인간 생활에선 이렇게 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물론 실험실에서도 선택적인 결과 초이스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창조해낸 경우가 없지 않다.)

 

심리학 실험에 관한 책을 보면 재밌을지언정, 그들의 가정에 반하는 "예외적"인 결론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그들의 가정에 딱 들어맞게 되는 경우가 "예외적"인 경우에서도 그들은 그것이 옳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100명에게 실험을 해서 70명은 그렇게 반응했다. 그러므로 이것은 70%에게는 효과가 있다..는 이상한 결론 같은건 사실 결론이 아니라 괴변이다. 실험을 한 장소와 시간에 따라서 저 숫자는 미꾸라지 춤추듯 변할 것이 뻔하고, 인간 개개인은 문화적 바탕이나 성장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 문화권에서도 일률화할 수 없다. 자유는 이러한 인간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유지되어 왔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세상에서 일관적으로 사람들을 한데 묶어서 실험을 하려고 하다니 뭔가 앞뒤가 안맞는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후천적으로 인간의 사고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자.(미리 말하지만, 선천적인걸 제외하고도 이만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거다.)

 

나이 : 태어난 해는 성장환경을 가장 크게 결정짓는다. 교육과정이 한번 바뀔때마다 얼마나 사고방식이 달라지는지만 생각해봐도 그렇고, 3~4년 터울이면 갭이 더 커진다.

신체조건: 키가 달라지면 얼마나 많은 생각이 달라지는지, 몸무게나 체질이 다르면 얼마나 생각이 다른지 알 것이다. 키가 단지 세상을 살아가는데 보는 시야의 높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너무 큰 영향을 미친다.

성장환경: 부모의 성격, 가정 분위기, 가족의 크기 등이 주는 인성적 변화를 보자. 부모의 성격도 이 과정에서 물려받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족간의 분위기가 아래로 이어지는 점도 있다. 그리고 자라난 지역에 따른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난 군대에서 외국서 살다온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가끔 이해하기 힘든 워딩이 있었다.

 

이런 것들 넘어에는 선천적인 "유전자"라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만드는 존재가 있다.(신이 아니다.)

 

사람의 심리를 연구하는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일률적으로 줄세우거나 조정하기 위함이라면 사실 일찍이 포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흔히들 괴벨스를 연구함으로서 대중을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 알아본다고 한다. 괴벨스 책을 반쯤 읽었을 때, 난 그 연구란 허구의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괴벨스는 정말로 '천재적인 대중선동'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방법에 집착한다.

 

"괴벨스가 그런 방법으로 대중을 선동했고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니 다른 사람도 저렇게 하면 똑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럴리 없다. 단정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은 괴벨스가 생각했고, 괴벨스가 실행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학창 시절에 공부 잘하는 친구 옆에서 공부 하는걸 보고 똑같이 따라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을 보고 그 친구에게는 숨겨놓은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친구에게는 그런 방법은 없었다. 그냥 머리가 좀더 좋았을 뿐이다.

 

인간이 방법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며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다. 적어도 잘살고 싶고, 행복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따라할 수 없다. 선천적인 부분부터 후천적인 부분까지도 전혀 따라할 수 없다. 유일하게 방법만큼은 따라할 수 있기에 그것을 연구한다. (미리 말하지만, 애초에 포기하면 편하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점을 스스로 알면서도, 같아지려고 한다면 그것만큼 무모한 것도 없다. 위에서 말한 원초적인 바램들(잘 사는 것, 행복해지는 것, 부자가 되는 것 그리고 하나 더 하자면 이성을 유혹하는 것)은 후천적 학습으로 발전시킬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가르치지만 그것을 통해 성공적인 경영자가 되는 경우는 없고(좋은 취직은 한다.), 경제학을 가르치지만 그것을 통해 세상의 경제를 원활하게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물론 폭망한 경우는 무수히 존재한다. 그것도 경영학자들에 의해서.) 이것 말고도 왜 그돈을 내가면서 배워야하는지 의문인 학문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그리고 나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고, 돈을 쏟아부은 것도 마찬가지.)

 

우리는 매스컴에 나오는 무수한 예외들을 매일같이 만난다. 그런 예외들을 보고 있자면, 그가 예외가 아닌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등장한다는 자체가 예외인 것이다. 그 자리를 노리는 백만명이 대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그녀는 거기에 등장한 것이니까.

 

책은 더하다. 자신의 업적을 기리려고 책을 쓰는 무수한 사람들과 더불어 그들의 방법을 찾아내어(찾아낸다기보다는 지어내어) 책을 팔아서 또다른 예외가 되고 싶어하는 무수한 사람들이 존재한다.(그래서 자서전은 그냥 100% 쓰레기라고 본다.)

 

또 타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자신의 경제적 수단으로 삼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적지않게 존재하는 그들은 책을 읽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잘 골라다가 조합해서 "알아서 잘해라"한마디면 될 소리를 300페이지 혹은 그 이상에 걸쳐서 열심히 늘려쓰고 있다.(그렇게 늘린것도 어떤 면에선 존경스럽긴 하다.) 덕분에 발매되는 책은 지난 세기에 비해 몇배가 늘었는지 가늠도 안되지만, 양서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예외인줄 모르고 따라가면서 그런 예외가 되길 희망하는 사람은 어느 과정을 거치면서 그 거짓을 알고 이를 갈게 된다. (그게 나다.) 그럴땐 분노에 차서 한마디 해야한다. 사기꾼의 책을 당장 찢어버리던가.

 

+++ 기분이 안좋거나 남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꼭 무슨 수를 써야하는건 아니다.

 

인간인 이상 누구나 고민은 깊고, 자기 앞길을 걱정한다. 그렇게 잘나고 뭐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도 어느 순간에 가서는 고민에 빠지고 앞길을 헤쳐왔다. 그 결과물만 보면서 그 또는 그녀가 천하무적에 고민하나 없이 인생을 마구마구 이끌어왔을거란 '환상'은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런 인간은 존재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100% 사기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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