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느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었건 이건 연례행사처럼 했던것 같다. 2013년은 아마도 아이돌 음악을 제일 질리게 많이 들었던 한해가 되었으니 이걸로 하는게 옳다고 생각되어, 글을 써내려본다. 그러고보면, 좋은 곡이 참 많이 나왔던 한해라고 생각은하는데, 또 뒤집어 생각하면 참 엉망인게 많아서 욕도 많이 했던것도 같다. 이래저래 하나씩 쓰다보면 또 좋은게 생각날 것도 같다.
1. AKB48 - 코이스루포춘쿠키
2013년에 AKB의 팬이라면 총선을 참 재밌게 봤다. 1등이 그 헤타레로 유명한 사시하라가 1등을 한게 끝이 아니라, 사시하라 센터 싱글이 어떤 웃긴 곡이 나올까 기대했던 시간이 있다. 그런데...이게 뭔지 싶었던 시작. 소울이 부흥기를 이루던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브라스 세션 가득한 흑인 음악의 리듬이 시작되었다. 이 곡이 처음엔 멍하니 듣게 되다가 어느새 계속 중얼 거리게 되는 엄청난 중독성이 서서히 풍겨나오기 시작했으니, 일본에선 벌써 싱글 누적 판매량이 150만장을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간의 AKB48의 히트곡들을 보면 오오고에 다이아몬드처럼 강렬한 멜로디 라인에서 우러나오는 댄스곡이라던지, 헤비로테이션처럼 락의 형식을 가져왔다면 코이스루 포춘쿠키는 시대를 거슬러 리듬에 가볍게 몸을 흔들던 때로 시점을 바꿔버렸다. 사시하라는 정말 행운을 타고 났다는걸 또 한번 증명하게 된 곡. 가라오케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좋은 곡 랭킹에 마저도 올라가고, 남녀노소 부담없이 부를 수 있는 곡이 여기서 나왔다는 점 또한 그러다. 평생에 운이 이렇게 따르는 사람이 있나 싶을만큼 사시하라가 나서면 뭐든 된다.
2, LinQ - HANABI!!
2013년 초는 LinQ에게 있어 위기의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쭉 같이해오던 프로듀서가 자기길을 가겠다고 자신의 회사에 전념을 위해 LinQ에서 손을 놓았고, 그 대책으로 외부 프로듀서를 영입해 치쿠타쿠/고잉마이웨이 싱글을 내놓았던 점이다. 판매량에 있어서는 최고를 기록한 싱글이 되었지만, 일부 팬들에게 있어선 실망의 원죄를 덧씌우는 곡이 되어버렸다.(물론 에너지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이때의 성과가 더해져 메이저 데뷔라는 벽을 넘어섰고, 묵혀둔 신곡 차이무가오아레바를 통해 오리콘 위클리 4위 기록을 세우며 로컬돌로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루게 된다. 물론 이전 싱글보다는 판매량이 줄었었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직면한 그때 하나비가 나오며 팬들은 일단 안심하고 다시 따라가게 되었다는 전설이...두둥. 맥락을 살펴보면 시아와세노에너지 싱글의 커플링곡이자, 공연의 마무리 단골곡인 마츠리노요루(축제의 밤)에 속편같은 곡이지만, 좀더 신선한 멜로디에 트렌디한 편곡이 더해져 더 좋은 속편의 느낌으로 뽑아져나온 곡이었다. 중요한 시점인걸 알았던지 꽤 유명한 감독에게 뮤직비디오를 맡기고, 온갖 큰 행사는 최대한 다 나가서 홍보했지만, 역시나 여름 시즌은 가수들에게 대목이라 판매량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챠트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어차피 한번 내놓고 해체할때까지 부를테니 향후 몇년은 많이 들을것 같다.
3. Trick8f - One day in Summer
위에서 말한 LinQ의 프로듀서 Shinta가 이끄는 회사의 간판 뮤지션이라고 불리는 Trick8f의 곡이다. 토리하치 라고 불리는 팀이며, 사실은 아이돌은 아니다. 멤버 셋이서 작사작곡안무스타일 모두 해내는 팀이지만, 마음먹고 프로듀서가 지휘봉을 잡고 멤버들은 노래에 집중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니 앨범이 완성도 있게 나오긴했지만, 아무래도 타이틀곡 이외에는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없지않다.
최근에 나온 새 미니앨범은 이것을 보완해 최적의 완성도를 보여줬으니 그걸로 된걸까.
4. Babymetal - 이지메 다메 젯따이 イジメ、ダメ、ゼッタイ
뭔가 상황이 바뀌어버렸다. 분명히 사쿠라학원이라는 독특한 컨셉의 아이돌팀을 주목하고 있었고, 베이비메탈은 분명 여기서 보여주는 유닛 중 하나처럼 재밌는 모습을 보이는 팀이었는데, 싱어인 나카모토 스즈카가 졸업하고 별개의 팀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더니 생각지도 못한 열풍을 일으켜버렸다. 반면에 사쿠라학원은 올해 낸 싱글 하시레로 약간은 실망을 주었다.
베이비메탈의 2013년 행보는 그 열풍이 어떻게 완성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것 같다. 오리콘 챠트 6위 기록, 단독공연 8000명 동원, 그리고 올해 3월 무도관 이틀 연속 공연까지 완료지었다. 이런 성공의 뒤에는 분명히 '좋은 곡'이 버티고 있었다. 여타 아이돌 이벤트도 없이 좋은 곡과 공연만으로도 이런 성과를 거두는데는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5. 파피마쉐 - ココナツ☆SunShine
LinQ가 로컬돌이라는 인디급에서 워너뮤직과 계약을 하고 메이저급으로 올라서면서 아이돌 전국시대가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후쿠오카의 아이돌 팬들은 다른 물결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만보면 그 선택의 정 중앙에 있는 것이 이 파피마쉐로 보여진다.
오랜 역사를 가진 HR은 유능한 인재뽑기에는 늘 성공하면서도 그들을 놓치는 우를 몇년째 반복하고 있고, 여타 신생팀들은 경제적 여력때문인지 음악을 내고 빠르게 자리를 선점하는데 실패하고 있었다. 하시모토 칸나가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서면서 주목받는 Rev from. DVL같은 경우도 기회가 계속 오고있음에도 어째서 못잡고 있는지도 의문이 들기도 하고.
후쿠오카에서 주목받는 이들이 팬을 모으려면 교통의 중심인 하카타역이라던지, 시정과 상권의 중심지인 텐지에서 움직여야하는데 아직은 그게 안되는 모양인듯 싶다. 그래서 유성우소녀라거나 I'S9이 비브레홀에서 이따금 공연을 하고 있는데 그게 참 잘하는 모양새같다. 정작 그 두팀보다도 더 가능성있어보이는 파피마쉐는 이날을 제외하고는 고쿠라에서의 공연만 있으니 약간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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