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받은 이유

매일매일 잡설 2015. 1. 29. 02:47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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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와 악수회에서는 흔히 한국인이라 밝히면 나오는 리액션이란게 있다. 흔하게는 '한국이 좋다.'라거나 '안녕하세요' 정도의 반응들이 가장 좋은편. 사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멤버들이 대다수다. 저정도를 반응하는것도 사실은 리액션이 갖춰진 아이돌 정도가 하는건데, 그게 평범한줄 아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왜냐면 유명세가 있는 아이돌들은 그정도는 기본장착하고 나오니까. 유명하다는 자체가 이미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리액션에 있어서 웬만한 아이돌들보다는 훨씬 준비되어 있다는 말일지 모른다.


이번 에피소드는 사실 그정도의 리액션의 강도를 갖춘 아이돌이 아니었다. 처음 악수회에서 '한국에서 왔어요.'라고 하니 약간의 텀을 두고 '감사합니다'라는 대답을 듣고 이 친구 한국말을 조금 아는구나 하면서 나왔다. 


다음날 이벤트에 또 갔는데, 어제 일을 바로 기억하진 못했다. 보통은 여기서들 실망하는게 시나리오지만, 겨우 이틀 가놓고 기억해주길 바라는게 되려 도둑놈 심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자리에는 다른 멤버 중에 하루 전 일을 기억해서 "오 한국인" 해주는 멤버들도 있었다. 그건 그거대로 엄청 감사한거지 당연한게 아니다. 걔들이 공연과 이벤트 전후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최소 50명에서 많으면 백명단위로 나간다는걸 생각해보자. 기억해주는건 천부적으로 기억력이 좋거나, 그 부분을 열심히 단련했다는 증거다. 당신이 특별한게 결코 아니다.


그런데 이 멤버가 기억에 남게된건 그 이후 악수회에 가서다. 다른 멤버들에게 들은건지, 아니면 어떻게 안건지 악수회에 가자 또박또박 먼저 한국말로 이야기를 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 입니다."하고 일본어로 "어때요? 잘했나요?"하는거다. 그자리에서 "정말 잘하네요."하고 다음 상대에게 넘어갔다. 타겟은 사실 다음 멤버였는데 거기서 어버버거리면서 준비한것보다 말을 못했다. 


이 작은 일에 감동했다. 그 장소에 한국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오후 일정에 내가 갈지 안갈지도 상대 입장에선 불분명한 상태였다. 게다가 레인이 나누어져있으니 내가 갈지 안갈지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도 준비를 했다. 처음부터 알아보고 말을 풀어댔으면 그런 생각을 안했을지 모른다. 기본적으로 한국을 좋아하는 애들은 한국 사람이라는데에 리액션이 바로 나올 것이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게 아니었다. 


내가 올걸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니 말이다. 우연히도 난 다음에 서있는 멤버와 악수를 위해 그 레인에 갔고, 그의 준비는 헛되지 않게 되었다. 반대로 내입장에서도 무지막지하게 좋은 인상이 남아버렸다.


악수회 2부가 되자 이 친구가 한국말을 한걸 본 팬들이 "~~짱 한국말도 할 줄 알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건 그거대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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