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학원의 시스템.

매일매일 잡설 2014. 1. 19. 09:50 Posted by e-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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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베이비메탈도 잘나가고 졸업생들이 죄다 한자리씩 하는 바람에 정작 본체인 사쿠라학원에 대해서 관심이 줄어든게 사실이다. 마츠이 아이리(모델), 미요시 아야카(배우), 무토 아야미(가수), 나카모토 스즈카(가수). 현재까지의 졸업생 성적표로 보자면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를 매김하는 팀인 것 같다. 문제는 올해 졸업하는 멤버들이겠지만, 회사의 입김도 세고, 기획력이나 자금력 같은 것에선 손에 꼽게 큰 회사니 희망적이라고 본다. (본인의 역변이 가장 큰 변수.)

 

문득 본체의 챠트 성적이 어떨까하고 찾아봤는데, 꾸준한 상승세를 찍어내고 있다. 베이비 메탈은 유닛의 개념에서 스메탈의 졸업과 단독활동, 단독 라이브로 이제는 별개의 팀이 되어버렸고, 양쪽에서 활약을 하는 모아랑 유이만 죽어나는 스케줄을 소화해야할 판이다. 다만 사쿠라학원은 다른 아이돌들처럼 미친듯 굴리는 현직 느낌보다 시간이 나는대로 트레이닝을 시키고 졸업해서 자기 길을 가도록하는 건설적인 시스템에 있는 팀이다보니 두 멤버의 활동에 크게 문제가 안생기는 편이다.

 

 

 

다른 아이돌 제작자들이 이런 시스템을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아뮤즈라는 거대 기획사가 자금력으로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사쿠라학원을 통한 거대한 이익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지금 와서 보게 된거지만, 정말로 학원 개념으로 이들을 여러 방면으로 투자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졸업하여 개별활동을 통해 연예계에서 자리잡게 하는게 목표였다. 그리고 이런 행보가 매우 일관적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AKB48의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의 인터뷰 중에 "AKB를 통해 무언가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언급이 있다. 아이돌이라는 단계를 밟고 연예계 혹은 다른 쪽에 자신의 경력을 이용하여 안착하게 하고 싶다는 이상향을 말했지만, 실상 AKB의 시스템에선 이 과정에서 필요한 '능력'의 계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다는 점은 말하지 않는다. 매일의 극장공연, 전국을 돌며 악수회, 수많은 레귤러와 이따금 오는 방송 오퍼, 라디오 출연 까지 이름이 알려질수록 더 바빠지고 연습시간은 줄어드는 악순환은 AKB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되곤 한다. 

 

여기서 사쿠라학원은 하나를 포기했다. 단일 멤버로서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졸업후에 시작하라는 것. 그래서 졸업시기가 빠르다. 중3에서 넘어가면 졸업.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작건 크건 오퍼가 오기 시작하고, 더 유명해질수록 더 바빠진다는 점을 아뮤즈는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불해야하는 것은 졸업까지 버텨주는 것이었고, 이것을 아직까지는 훌륭히 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졸업생들이 별 탈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것도 이 시기에 실력을 충분히 쌓아뒀기 때문인 것으로 판명되는데, 아마 올해 졸업생들부터는 그 명암이 좀더 갈려나올 것이다.

 

게다가 엄청난 다수는 아니겠지만, 일부 팬을 미리 확보하고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멤버들에게도 그다지 나쁜 조건이 아니다. 기획사의 힘을 빌어 잡지건, 드라마건, 공연이건 찔러 넣을 때에도 팬이 확보된 것은 그 나름대로 큰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런 작은 바람으로 엄청난 태풍을 만든 베이비메탈의 예시에서도 보듯, 아이돌로 시작해서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는데에는 추종자들이 필요하고, 그것을 사쿠라학원 활동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게 여러 프로듀서들이 이상적인 아이돌의 모습이라고 말하는 사쿠라학원의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아이돌들이 탤런트가 되거나 솔로활동을 하는 등 초기와는 다르게 폭넓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아직 시스템 구축을 못하고 있는것 같다. 단지 아이돌 활동으로 인기를 확보하고 다른 분야에서 그 인기를 활용하는 정도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점차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진화해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성장을 지켜본다는 점에서 아이돌의 본질은 간직하고 있지만, 그 성장의 종점이 큰 무대 공연이라거나 챠트 성적이 아닌 개개인의 졸업후 목표라고 한다면 드라마는 좀더 개인적이 되어버리고 엔터테이너로서의 아이돌, 스스로 팀에 의지하지 않고 목표를 이뤄나간다는 점에서 좀더 극적이 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인데 앞으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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