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속보가 나오면 온갖 환희가 교차하고 다짐이 난무한다. 해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도 보이고 그렇게 숫자가 뒤집히는걸 보는 재미도 AKB의 총선을 보는 맛 중 하나가 되가고 있다. 쇼가 그렇게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재밌기때문에 총선은 정말 재밌는 이벤트다. 그 안에 있는 멤버들이야 죽을맛이긴 하겠지만.
리갈하이에 명 대사 중에 좋아하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으로부터 나온다."
거의 100% 맞는말이다. 개인적으로 정글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보니 내가 속한 상황에서는 진리에 가까운 말이고, 경쟁이 있는 곳이라면 이런 말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쟁은 여기 참여한 사람에게는 무한에 가까운 노력을 강요하는가하면 이것을 사용하거나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거기서 오는 모든 혜택을 얻게 한다. 학생시절에는 경쟁이란 것을 나쁘게만 본 이유는 그 안에 속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고, 나이가 먹고 그것이 주었던 혜택을 알고부터는 좋게 볼 수밖에 없게되었다. 다만 지금도 그거땜에 열도 받고 짜증도 내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겨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돌아와서 이야기해보자면 총선은 그런 맛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매년 1~2표 정도만 넣으면서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는 편이라 깊게 생각은 안한다. 하지만 여기 사람들을 조직하거나 개인적으로 폭발력있게 투표를 하는 사람들의 고뇌를 보고 있으면 '겨우' 연예인에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재작년 무토 토무의 예시처럼 누군가의 선행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보긴했지만.
총선을 통해 신데렐라로 등극한 멤버들은 미디어 푸시 멤버보다 더 각인이 되기도 했다. 사토 아미나를 시작으로 무토 토무, 시바타 아야 등등등...
개인적으로 어느 멤버가 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하는데, 돈의 힘을 빌어 '잘되게' 직접 도와주는 이벤트가 바로 이 총선이다. 총선이라고 이름이 붙어놓으니 민주적인 어떤 투표를 생각하게 하지만, 그것보다는 주주총회의 속성이 있는 이벤트다. 더 많은 표를 행사한쪽이 더 높은 순위를 얻게 되고, 더 많은 표를 행사하기 위해선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투자가 아니라 그냥 소요되는 돈이다.
주주총회와 다른점이라면 여기 쓴 돈은 그냥 사라져버린다는 점 정도 ㅋㅋㅋㅋ 사라진다기보다 이를 주최한 주최측이 다 먹는다고 해야할것이다. 이 이벤트를 만든게 천재적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를 한표라도 밀어준다는 개인의 심리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팬층의 요구를 파악해 참여시키고, 자신의 주머니에 수입을 늘린다는 현실적 욕망을 총족시켜주는 회사측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른바 WIN-WIN 구조를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아키모토 야스시가 괜히 천재가 아니다.
총선일까지 투표권을 얻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없으면 안할거고 혹시 한두장 잡을 기회가 있으면 딱 그정도만 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관전에 흥을 돋구기 위해선 한표라도 하는게 더 재밌으니까.
또 생각해보면 누구한테 그 한표를 줘야하나 고민된다. 그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매일매일 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졸업. 또 시작. (0) | 2015.06.15 |
---|---|
AKB 총선은 재밌다. (0) | 2015.06.06 |
총선 시즌이 또 왔다. (0) | 2015.05.20 |
도쿄 다녀옴. (0) | 2015.05.11 |
Crystal Kay - 恋におちたら (1) | 2015.04.18 |